백악관 “한국·일본서 미 군함 건조해야”…의회 제동 속 ‘K조선’ 기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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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조회 0회 작성일 26-08-06 05:14본문
백악관이 미 해군 함정을 한국·일본 등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 의회와 조선업계는 군사 기술 유출과 자국 조선업 위축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어 실제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건조가 허용될 경우 한국 조선업계의 미 해군 함정 사업 참여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 뉴스에 따르면 백악관 산하 관리예산실(OMB)은 최근 해군이 해외 조선소와 계약해 수상 전투함 2척과 비전투 보조함 2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의회는 해외 건조 허용에 제동을 걸었다. 하원과 상원 모두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미 해군 함정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군함에는 첨단 전투체계와 기밀 기술이 포함돼 있어 동맹국이라도 해외 조선소를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유다.
이에 OMB는 의회의 제한 조항이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강화 전략과 충돌한다며 반발했다. OMB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정책 성명에서 “(NDAA는) 국내 조선소에 상당한 직접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해군이 해외 조선소에서 수상 전투함 2척과 비전투 보조함 2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부의 우선 입법 제안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조선소 활용을 막는 것은 미국 국민의 안전과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내 조선업 경쟁력 확대 노력을 저해한다”며 “특정 기술과 역량을 가진 해외 조선소를 활용할 수 있는 행정부의 유연성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법은 해군 함정을 원칙적으로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해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조선소의 생산 능력만으로는 필요한 함정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동맹국 조선소 활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의회 내에서도 입장은 엇갈린다. 하원은 전투함과 보조함의 해외 건조 금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원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보조함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미국과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추진 중이어서 향후 사업 참여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USNI 뉴스는 미 해군이 해외 건조 후보지로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 동맹국 조선업체가 함정이나 부품을 건조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연구개발비 18억5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를 반영했다.
여름날 꽃밭이나 화단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곤충이 있다. 투명하게 빛나는 날개, 선명한 무늬, 가벼운 움직임 때문에 얼핏 보면 작은 나비처럼 보인다.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거나 손으로 잡아보기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날 수 있다. 바로 특유의 지독한 냄새다.
이 곤충들은 나비가 아니라 매미·노린재와 가까운 친척인 노린재목 곤충인 경우가 많다. 화려한 색과 독특한 날개 무늬로 사람의 눈길을 끌지만, 위협을 느끼면 몸에서 냄새 물질을 내뿜어 자신을 보호한다.
최근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슷한 일이 화제가 됐다. 일본 교토 후쿠치야마시에서는 주민이 나팔꽃 위에 앉은 검은색 반투명 날개의 곤충을 발견하고 “처음 보는 아름다운 나비”라며 제보했다. 하지만 전문가 확인 결과 정체는 나비가 아닌 ‘키스지하네비로운카’였다. 이 곤충은 매미·노린재와 같은 노린재목에 속하는 멸구류다. 노란 줄무늬가 있는 투명한 날개 때문에 나비처럼 보이는 특징이 있다.
한국에서도 여름철 비슷한 ‘나비 착각’을 부르는 곤충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꽃과 나무 주변에서 발견되는 노린재류다. 미국 농무부(USDA)는 노린재류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방어용 화학물질을 분비하며, 이 물질이 특유의 냄새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노린재류는 알데하이드와 유기화합물 등이 섞인 강한 냄새를 분비해 새나 거미 같은 포식자의 공격을 피한다. 사람에게는 썩은 냄새나 고수 향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국내에서도 국립생물자원관 등은 노린재류가 식물의 즙을 빨아먹는 흡즙성 곤충이며, 몸에서 냄새를 내는 방어 행동을 보인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곤충은 일본에만 사는 희귀종은 아니다. 국내 곤충 분류 자료에 따르면 하네비로운카류(Flatidae)는 우리나라 남부를 비롯해 동아시아 여러 지역에 분포한다. 개체 수는 많지 않지만, 정원이나 숲에서 종종 발견되는 사례가 보고된다. 노린재와 같은 계통으로, 식물의 수액을 먹으며 살아간다.
전문가들은 이런 곤충을 발견했을 때는 손으로 만지기보다 관찰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대부분 사람을 물거나 독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몸을 압박하면 방어 분비물이 손에 묻어 냄새가 오래 남을 수 있다. 또한 작은 몸집 탓에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생태 관찰 차원에서도 불필요하게 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대 유명 문인·서화가들 총집합실제 아닌 후대에 재구성 가능성시공간 응축 동북아 ‘아테네 학당’
꽤 높은 홍살문 담장 안팎에 종이 두루마리를 안고 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 뒤쪽엔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커다란 괴석과 넝쿨 벽 너머로 사슴 한 마리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 뒤는 높은 절벽이라 별수 없이 사슴이 가는 쪽으로 따라 들어가면 11세기 중국 개봉에서 열렸던 유명한 모임인 ‘서원아집(西園雅集)’의 장소로 안내된다.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가 그림 앞부분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보는 사람들을 단번에 사로잡아 그림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천재적 구성의 도입부다.
이 그림은 북송의 왕선이 당대 명사 소식을 비롯한 문인묵객 열다섯 명을 자신의 정원인 서원으로 초청하여 열었다는 모임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는 소식, 소철, 이공린, 미불, 황정견, 조보지 등 저명한 문인들과 도사와 승려도 참석하였다. 이공린이 이 장면을 ‘서원아집도’로 그렸고, 미불은 <서원아집도기>를 썼다. 미불의 기록은 모임 장면을 상세하게 서술하여 ‘서원아집도’의 중요한 전거가 된다.
김홍도가 불과 서른네 살에 그렸던 이 그림은 당대 감식안이었던 강세황(1713~1791)이 병풍 상단에 남긴 “필세(筆勢)가 수려하고 포치(布置)가 적절하여 인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는 평을 유감없이 증명하고 있다. 강세황은 자신이 본 ‘서원아집도’가 수십 점이었다고 밝히며, 이 그림의 솜씨는 신묘하게 깨치거나 하늘에서 타고난 것으로, 해동에 이런 신필이 있다는 것이 뜻밖이라며 감탄한다. 수많은 그림에 화평을 남긴 강세황이지만 손꼽히는 극찬이다.
강세황의 화평에 주목하여 그림을 다시 본다. 김홍도의 트레이드 마크는 누가 뭐래도 마치 어디엔가 정말로 있을 것 같은 ‘실감 나게 살아 있는 인물’일 것이다.
세 번째 폭 바위에 글씨 쓰는 미불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하다. 동자는 글씨 쓰는 이가 붓을 편히 적시도록 벼루를 가슴께까지 쳐들어 그의 영민함을 나타낸다. 거의 뒷모습에 가깝지만 전통 그림에서 이렇게 알맞게 잘 그린 옆얼굴이 있을까 싶은 똘똘한 십 대의 얼굴이다. 다음 두 폭은 이 그림의 주연 격이다. 네 번째 폭. 이제 막 붓을 대려고 팔을 걷어 올리고 종이를 짚은 이공린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다. 부치던 부채도 쥐어 잡은 이와 팔걸이를 잡고 선 이는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다섯 번째 폭은 모임의 주최자 왕진경이 도도하게 앉아 있는 석안(石案)이다. 이제 막 소동파가 종이에 붓을 댄 참이다. 주름이라도 갈까 팔을 한껏 벌려 종이를 붙잡고 있는 동자는 모임에서 가장 엄숙한 이 그룹의 분위기를 한풀 누그러지게 한다. 젊은 김홍도가 ‘신필’의 필치로 살려낸 인물들은 우리를 950년 전 유서 깊은 모임 속으로 데려다준다.
다음으로 ‘포치’를 더 살펴본다. ‘그림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데 필세만이 아니라 포치가 한 요소라고?’라는 물음이 생겨난다. 이내 이미 홍살문 앞에서 우리를 서원 깊숙이 데리고 온 김홍도의 정밀한 계획을 떠올리며 수긍하게 된다. 김홍도는 여섯 폭 화면에서 두 폭을 내어 진짜 그림으로 들어가는 걸음을 유도했다. 강세황이 말하는 ‘포치’는 세부 묘사와 채색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 전체적인 화면의 짜임이며, 등장인물이며, 배치이며, 그림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이며, 그림을 완성하는 이야기다.
그림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 몇가지를 살펴보자. 우리를 서원 입구로 데려다준 사슴 곁, 미불의 석벽 앞에는 이공린의 석안 방향을 보는 두 마리 학이 있다. 한 마리는 마치 감상자 자리 하나라도 차지하려는 듯 그쪽을 향하고 있다. 등지고 선 동자는 테이블을 다 보여주지 않은 세련됨을 보이며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이공린의 상 왼쪽의 지팡이를 든 동자는 옆 테이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준다.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의 전개를 유도하는 것이다. 스물여섯 사람이 등장하는 이 그림은 치밀한 구성으로 서원아집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당대 유명 문인과 서화가들이 총합한 이 기념비적 모임은 참석자 면면과 상황을 보아 실제로 있었던 모임이 아니라 후대에 재구성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쉽게 이루어질 수 없어 그림으로 그려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이상적인 모임이었을지도 모른다. 김홍도는 당시 사람들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추앙을 ‘서원아집도’라는 명작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응축한 동아시아판 ‘아테네 학당’이 아닐까.
미 해군연구소(USNI)가 운영하는 군사 전문 매체 USNI 뉴스에 따르면 백악관 산하 관리예산실(OMB)은 최근 해군이 해외 조선소와 계약해 수상 전투함 2척과 비전투 보조함 2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의회는 해외 건조 허용에 제동을 걸었다. 하원과 상원 모두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미 해군 함정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군함에는 첨단 전투체계와 기밀 기술이 포함돼 있어 동맹국이라도 해외 조선소를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이유다.
이에 OMB는 의회의 제한 조항이 트럼프 행정부의 조선업 강화 전략과 충돌한다며 반발했다. OMB는 지난달 21일 발표한 정책 성명에서 “(NDAA는) 국내 조선소에 상당한 직접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해군이 해외 조선소에서 수상 전투함 2척과 비전투 보조함 2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부의 우선 입법 제안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조선소 활용을 막는 것은 미국 국민의 안전과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내 조선업 경쟁력 확대 노력을 저해한다”며 “특정 기술과 역량을 가진 해외 조선소를 활용할 수 있는 행정부의 유연성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법은 해군 함정을 원칙적으로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해양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조선소의 생산 능력만으로는 필요한 함정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동맹국 조선소 활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의회 내에서도 입장은 엇갈린다. 하원은 전투함과 보조함의 해외 건조 금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원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보조함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미국과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추진 중이어서 향후 사업 참여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USNI 뉴스는 미 해군이 해외 건조 후보지로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2027 회계연도 예산안에 동맹국 조선업체가 함정이나 부품을 건조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연구개발비 18억5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를 반영했다.
여름날 꽃밭이나 화단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곤충이 있다. 투명하게 빛나는 날개, 선명한 무늬, 가벼운 움직임 때문에 얼핏 보면 작은 나비처럼 보인다.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거나 손으로 잡아보기도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날 수 있다. 바로 특유의 지독한 냄새다.
이 곤충들은 나비가 아니라 매미·노린재와 가까운 친척인 노린재목 곤충인 경우가 많다. 화려한 색과 독특한 날개 무늬로 사람의 눈길을 끌지만, 위협을 느끼면 몸에서 냄새 물질을 내뿜어 자신을 보호한다.
최근 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슷한 일이 화제가 됐다. 일본 교토 후쿠치야마시에서는 주민이 나팔꽃 위에 앉은 검은색 반투명 날개의 곤충을 발견하고 “처음 보는 아름다운 나비”라며 제보했다. 하지만 전문가 확인 결과 정체는 나비가 아닌 ‘키스지하네비로운카’였다. 이 곤충은 매미·노린재와 같은 노린재목에 속하는 멸구류다. 노란 줄무늬가 있는 투명한 날개 때문에 나비처럼 보이는 특징이 있다.
한국에서도 여름철 비슷한 ‘나비 착각’을 부르는 곤충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꽃과 나무 주변에서 발견되는 노린재류다. 미국 농무부(USDA)는 노린재류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방어용 화학물질을 분비하며, 이 물질이 특유의 냄새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노린재류는 알데하이드와 유기화합물 등이 섞인 강한 냄새를 분비해 새나 거미 같은 포식자의 공격을 피한다. 사람에게는 썩은 냄새나 고수 향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국내에서도 국립생물자원관 등은 노린재류가 식물의 즙을 빨아먹는 흡즙성 곤충이며, 몸에서 냄새를 내는 방어 행동을 보인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곤충은 일본에만 사는 희귀종은 아니다. 국내 곤충 분류 자료에 따르면 하네비로운카류(Flatidae)는 우리나라 남부를 비롯해 동아시아 여러 지역에 분포한다. 개체 수는 많지 않지만, 정원이나 숲에서 종종 발견되는 사례가 보고된다. 노린재와 같은 계통으로, 식물의 수액을 먹으며 살아간다.
전문가들은 이런 곤충을 발견했을 때는 손으로 만지기보다 관찰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대부분 사람을 물거나 독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몸을 압박하면 방어 분비물이 손에 묻어 냄새가 오래 남을 수 있다. 또한 작은 몸집 탓에 쉽게 손상될 수 있어 생태 관찰 차원에서도 불필요하게 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대 유명 문인·서화가들 총집합실제 아닌 후대에 재구성 가능성시공간 응축 동북아 ‘아테네 학당’
꽤 높은 홍살문 담장 안팎에 종이 두루마리를 안고 선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 뒤쪽엔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커다란 괴석과 넝쿨 벽 너머로 사슴 한 마리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그 뒤는 높은 절벽이라 별수 없이 사슴이 가는 쪽으로 따라 들어가면 11세기 중국 개봉에서 열렸던 유명한 모임인 ‘서원아집(西園雅集)’의 장소로 안내된다.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가 그림 앞부분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보는 사람들을 단번에 사로잡아 그림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천재적 구성의 도입부다.
이 그림은 북송의 왕선이 당대 명사 소식을 비롯한 문인묵객 열다섯 명을 자신의 정원인 서원으로 초청하여 열었다는 모임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는 소식, 소철, 이공린, 미불, 황정견, 조보지 등 저명한 문인들과 도사와 승려도 참석하였다. 이공린이 이 장면을 ‘서원아집도’로 그렸고, 미불은 <서원아집도기>를 썼다. 미불의 기록은 모임 장면을 상세하게 서술하여 ‘서원아집도’의 중요한 전거가 된다.
김홍도가 불과 서른네 살에 그렸던 이 그림은 당대 감식안이었던 강세황(1713~1791)이 병풍 상단에 남긴 “필세(筆勢)가 수려하고 포치(布置)가 적절하여 인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는 평을 유감없이 증명하고 있다. 강세황은 자신이 본 ‘서원아집도’가 수십 점이었다고 밝히며, 이 그림의 솜씨는 신묘하게 깨치거나 하늘에서 타고난 것으로, 해동에 이런 신필이 있다는 것이 뜻밖이라며 감탄한다. 수많은 그림에 화평을 남긴 강세황이지만 손꼽히는 극찬이다.
강세황의 화평에 주목하여 그림을 다시 본다. 김홍도의 트레이드 마크는 누가 뭐래도 마치 어디엔가 정말로 있을 것 같은 ‘실감 나게 살아 있는 인물’일 것이다.
세 번째 폭 바위에 글씨 쓰는 미불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하다. 동자는 글씨 쓰는 이가 붓을 편히 적시도록 벼루를 가슴께까지 쳐들어 그의 영민함을 나타낸다. 거의 뒷모습에 가깝지만 전통 그림에서 이렇게 알맞게 잘 그린 옆얼굴이 있을까 싶은 똘똘한 십 대의 얼굴이다. 다음 두 폭은 이 그림의 주연 격이다. 네 번째 폭. 이제 막 붓을 대려고 팔을 걷어 올리고 종이를 짚은 이공린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다. 부치던 부채도 쥐어 잡은 이와 팔걸이를 잡고 선 이는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다섯 번째 폭은 모임의 주최자 왕진경이 도도하게 앉아 있는 석안(石案)이다. 이제 막 소동파가 종이에 붓을 댄 참이다. 주름이라도 갈까 팔을 한껏 벌려 종이를 붙잡고 있는 동자는 모임에서 가장 엄숙한 이 그룹의 분위기를 한풀 누그러지게 한다. 젊은 김홍도가 ‘신필’의 필치로 살려낸 인물들은 우리를 950년 전 유서 깊은 모임 속으로 데려다준다.
다음으로 ‘포치’를 더 살펴본다. ‘그림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이는데 필세만이 아니라 포치가 한 요소라고?’라는 물음이 생겨난다. 이내 이미 홍살문 앞에서 우리를 서원 깊숙이 데리고 온 김홍도의 정밀한 계획을 떠올리며 수긍하게 된다. 김홍도는 여섯 폭 화면에서 두 폭을 내어 진짜 그림으로 들어가는 걸음을 유도했다. 강세황이 말하는 ‘포치’는 세부 묘사와 채색을 제외한 모든 것이다. 전체적인 화면의 짜임이며, 등장인물이며, 배치이며, 그림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이며, 그림을 완성하는 이야기다.
그림 각 부분을 연결하는 장치 몇가지를 살펴보자. 우리를 서원 입구로 데려다준 사슴 곁, 미불의 석벽 앞에는 이공린의 석안 방향을 보는 두 마리 학이 있다. 한 마리는 마치 감상자 자리 하나라도 차지하려는 듯 그쪽을 향하고 있다. 등지고 선 동자는 테이블을 다 보여주지 않은 세련됨을 보이며 그림을 바라보게 한다. 이공린의 상 왼쪽의 지팡이를 든 동자는 옆 테이블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준다.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으로의 전개를 유도하는 것이다. 스물여섯 사람이 등장하는 이 그림은 치밀한 구성으로 서원아집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당대 유명 문인과 서화가들이 총합한 이 기념비적 모임은 참석자 면면과 상황을 보아 실제로 있었던 모임이 아니라 후대에 재구성되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만큼 쉽게 이루어질 수 없어 그림으로 그려 오래 두고 보고 싶은, 이상적인 모임이었을지도 모른다. 김홍도는 당시 사람들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추앙을 ‘서원아집도’라는 명작으로 구현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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