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인간의 감각, 오감 이상…덜 쓰고 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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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조회 0회 작성일 26-07-28 11:22본문
시각·후각·청각·촉각·미각 등 오감은 기원전 350년 아리스토텔레스가 정립한 분류 체계다. 현대 과학은 2000년 이상 지속된 이 감각 분류 체계가 틀렸다고 본다. 현대 과학은 유사 과학으로 여겨지는 ‘육감’은 물론 제7감, 제8감, 제9감의 존재도 밝혀내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제자이자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재키 히긴스는 동물의 감각을 화두로 삼아 오감 너머의 감각 세계를 탐구한다. 공작사마귀새우는 ‘동물계 최고의 색각’을 자랑한다. 인간보다 4배 많은 광수용기를 갖춰 인간보다 훨씬 많은 색을 판별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실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인간은 적색 원뿔세포, 녹색 원뿔세포, 청색 원뿔세포만으로 수백만 가지의 색을 구별한다. 이 트리오가 각기 다른 강도와 조합으로 반응한 출력물을 뇌가 비교해 색을 느낀다. 반면 공작사마귀새우는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색도 식별하지 못했다. 아마 공작사마귀새우는 더 간단하고 빠른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히긴스는 동물과 인간의 감각에 관한 최신 연구를 활용했다. 논문이나 책만 찾은 것이 아니라 현장의 과학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났다. 인간의 생체시계를 연구하기 위해 세상과 단절된 벙커에서 ‘시간 없는’ 열흘을 보낸 과학자의 감상, 참문어의 유연한 팔 움직임에서 최초의 연체로봇 연구를 시작한 과학자의 동기를 들었다. 심해의 귀신고기와 인간의 야간시, 별코두더지와 인간의 촉각, 치타와 인간의 균형감각, 큰뒷부리도요와 인간의 방향감각을 비교해 설명한다.
히긴스는 인간 감각의 새 지평이 활짝 열리기를 소망하면서 책을 맺는다. 인간이 방울뱀처럼 적외선 열을 느끼고, 꿀벌처럼 자외선을 보고, 치타처럼 평형감각을 갖출 수 있을까. 히긴스는 대자연이 정해 놓은 경계선에 얽매이지 않고, 우주를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하자고 제안한다. 그 기술적 방법을 일러주는 책은 아니지만, 지각의 ‘멋진 신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우리를 유혹한다.
김동인의 소설 <감자>의 제목이 가리키는 것은 사실 고구마다. 지금의 고구마가 1764년 한반도에 들어와 감자라는 이름을 얻었으나, 약 60년 뒤 유입된 지금의 감자에 이름을 뺏긴 것이다.
이 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다. 국어학자인 저자는 “유럽에서도 스페인 사람들이 고구마를 potato라고 불렀으나 나중에 감자가 더 많이 전파되며 그 이름을 가져가버렸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주식으로 삼기에는 감자가 더 제격이었다”고 설명했다. 단맛이 강한 고구마보다 지력을 거의 소모하지 않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월등했던 감자가 더 널리 퍼진 뒤 이름까지 뺏은 것이다.
후추 역시 ‘고쵸’로 불리다 후에 들어온 고추에 이름을 내주고 ‘호초’로 불렸다. 고추가 국내에서 재배가 가능했으므로 수입에 의존했던 후추를 대체하며 벌어진 일이다. 저자는 “언어와 문화의 세계에서 먼저 시작한 것보다 끝까지 삶에 밀착하는 것이 얼마나 더 강력한지 보여준다”면서 “내실을 다지며 본질을 채워나갈 수 있다면 늦게 시작한 여정은 깊이 사랑받는 반전의 서사를 완성해낼 것”이라고 했다.
언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쓰이는 지역에 따라 변화한다. 책은 일상적으로 쓰이는 언어의 어원과 쓰임새의 변화, 오해 등을 설명한다. ‘대장균’은 대장에 사는 균을 총칭하는 말인데, 일반적인 식품 검사에서 검출되는 대장균은 대부분 인체에 무해한 균이다. 이때의 대장균은 음식이 외부 환경에 노출됐다는 지표로 쓰일 뿐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데, 언론 보도 등으로 나쁜 인식이 굳어졌다. 저자는 “대장균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것”이라며 “우리는 단어의 엄밀한 정의보다 그것이 소비되는 맥락과 문화적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을 때도 많다”고 했다.
아령(啞鈴)이 ‘울리지 않는 종’이라는 dumbbell을 직역한 말이라는 것, 낭만은 일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roman을 음차한 단어라는 것 등 다양한 언어 지식도 책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제자이자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재키 히긴스는 동물의 감각을 화두로 삼아 오감 너머의 감각 세계를 탐구한다. 공작사마귀새우는 ‘동물계 최고의 색각’을 자랑한다. 인간보다 4배 많은 광수용기를 갖춰 인간보다 훨씬 많은 색을 판별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실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인간은 적색 원뿔세포, 녹색 원뿔세포, 청색 원뿔세포만으로 수백만 가지의 색을 구별한다. 이 트리오가 각기 다른 강도와 조합으로 반응한 출력물을 뇌가 비교해 색을 느낀다. 반면 공작사마귀새우는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색도 식별하지 못했다. 아마 공작사마귀새우는 더 간단하고 빠른 방법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히긴스는 동물과 인간의 감각에 관한 최신 연구를 활용했다. 논문이나 책만 찾은 것이 아니라 현장의 과학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났다. 인간의 생체시계를 연구하기 위해 세상과 단절된 벙커에서 ‘시간 없는’ 열흘을 보낸 과학자의 감상, 참문어의 유연한 팔 움직임에서 최초의 연체로봇 연구를 시작한 과학자의 동기를 들었다. 심해의 귀신고기와 인간의 야간시, 별코두더지와 인간의 촉각, 치타와 인간의 균형감각, 큰뒷부리도요와 인간의 방향감각을 비교해 설명한다.
히긴스는 인간 감각의 새 지평이 활짝 열리기를 소망하면서 책을 맺는다. 인간이 방울뱀처럼 적외선 열을 느끼고, 꿀벌처럼 자외선을 보고, 치타처럼 평형감각을 갖출 수 있을까. 히긴스는 대자연이 정해 놓은 경계선에 얽매이지 않고, 우주를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하자고 제안한다. 그 기술적 방법을 일러주는 책은 아니지만, 지각의 ‘멋진 신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우리를 유혹한다.
김동인의 소설 <감자>의 제목이 가리키는 것은 사실 고구마다. 지금의 고구마가 1764년 한반도에 들어와 감자라는 이름을 얻었으나, 약 60년 뒤 유입된 지금의 감자에 이름을 뺏긴 것이다.
이 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다. 국어학자인 저자는 “유럽에서도 스페인 사람들이 고구마를 potato라고 불렀으나 나중에 감자가 더 많이 전파되며 그 이름을 가져가버렸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주식으로 삼기에는 감자가 더 제격이었다”고 설명했다. 단맛이 강한 고구마보다 지력을 거의 소모하지 않고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월등했던 감자가 더 널리 퍼진 뒤 이름까지 뺏은 것이다.
후추 역시 ‘고쵸’로 불리다 후에 들어온 고추에 이름을 내주고 ‘호초’로 불렸다. 고추가 국내에서 재배가 가능했으므로 수입에 의존했던 후추를 대체하며 벌어진 일이다. 저자는 “언어와 문화의 세계에서 먼저 시작한 것보다 끝까지 삶에 밀착하는 것이 얼마나 더 강력한지 보여준다”면서 “내실을 다지며 본질을 채워나갈 수 있다면 늦게 시작한 여정은 깊이 사랑받는 반전의 서사를 완성해낼 것”이라고 했다.
언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쓰이는 지역에 따라 변화한다. 책은 일상적으로 쓰이는 언어의 어원과 쓰임새의 변화, 오해 등을 설명한다. ‘대장균’은 대장에 사는 균을 총칭하는 말인데, 일반적인 식품 검사에서 검출되는 대장균은 대부분 인체에 무해한 균이다. 이때의 대장균은 음식이 외부 환경에 노출됐다는 지표로 쓰일 뿐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데, 언론 보도 등으로 나쁜 인식이 굳어졌다. 저자는 “대장균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것”이라며 “우리는 단어의 엄밀한 정의보다 그것이 소비되는 맥락과 문화적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을 때도 많다”고 했다.
아령(啞鈴)이 ‘울리지 않는 종’이라는 dumbbell을 직역한 말이라는 것, 낭만은 일본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roman을 음차한 단어라는 것 등 다양한 언어 지식도 책을 통해 습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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