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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기자]
누구에게나 나고 자란 동네를 애정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게도 내가 나고 자란 도시 서울을 아끼는 이유가 수십 개 쯤은 된다. 그중 하나의 이유, 지난 2007년부터 19년 간 227회 진행된 '독립영화 쇼케이스'가 지난해 거의 사라질 뻔했다.
사유는 서울시의 예산 삭감, 2025년(1500만 원)엔 전년도(3000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깎였던 예산이 2026년을 앞두고는 완전히(0원) 삭감되며 행사를 주최해온 한국독립영화협회가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지인들을 이끌고 마지막 쇼케이스를 찾은 나는 아쉬움을 담아 <오마이뉴스>에 연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재해온 영화비평 '씨네만세' 1221번째 꼭지(2025년 11월 23일)로 이 사업 종료 소식을 전하고, 알고 지내던 몇몇 서울시 관계자에게 기사링크를 전달하기도 했었다(관련기사 : 서울시 지원 중단, 19년 이어온 사업 종료가 아쉽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서울시 의회는 삭감됐던 독립영화 관련 예산을 복원했다. 9일 한국독립영화협회 관계 릴게임뜻 자에게 확인한 결과, 2026년도 '독립영화 쇼케이스' 관련 예산이 2024년 수준인 3000만원으로 전액 복원된 것. 이로써 '인디서울', '오!재미동'도 존속할 수 있게 됐다. 내가 '독립영화 쇼케이스'를 애정했듯, '인디서울'과 '오!재미동' 또한 누군가에겐 서울을, 제가 나고 자란 동네를 더 애정하는 이유였을 테다. 그리하여 나는 시의회의 이 결정을 바다신2다운로드 깊이 반긴다.
무엇보다 예산 복원이 그저 시의 자발적 결정으로 이뤄진 게 아니란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의 예산 전면삭감 발표를 전후하여 영화계 제 단체와 그에 동조한 시민사회가 시와 시 의회를 찾는 등 여러 경로로 반대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그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써, 또 그를 다뤄낸 언론의 영향 덕분에 사라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질 수 있었던 행사가 그 여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음을 한 명의 시민으로 깊이 감사한다. 그와 같은 감사를 품은 이가 오로지 나 하나 뿐은 아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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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독립영화 쇼케이스 책 표지
ⓒ 한국독립영화협회
다시 돌아온 '독쇼케', 무엇도 당연하지 않다
2026년 2월 발간된 <2025 독립영화 쇼케이스>를 펼치는 마음이 남달랐던 건 그래서다. 사라질 뻔했던, 그러나 앞으로도 전과 같이 이어질 수 있게 된 이 행사가 남긴 걸음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 무엇도 당연하지 않다. 이 행사 아래 보이지 않는 수고와 관심, 지지와 격려가 깃들어 있음을 나는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2025 독립영화 쇼케이스>는 지난 한 해 진행된 여섯 차례 행사의 기록이다. 2024년 모두 12차례 진행됐던 것에 비하여 절반으로 줄어든 이유는 앞에 적은 사연으로 갈음한다. 무튼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독립영화 상영관 인디스페이스 6차례 행사가 있었다. 다뤄진 영화는 <인서트> <3학년 2학기> <양양> <그래도, 사랑해.> <키케가 홈런을 칠거야> <콘크리트 녹색섬>까지 여섯 편의 장편으로, 한국 독립영화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그 이름쯤은 들어봤음직한 작품들이다.
<3학년 2학기>처럼 이례적 관심으로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작품성이 훌륭하지만 대중과의 접점 마련에 고전하는 작품도 여럿이 포함됐다. 형식적으로도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또 배급에 있어선 정식 개봉에 이른 작품부터 영화제에서만 상영된 작품까지가 두루 포함돼 대중에게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한 기획 단계의 고민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책은 '독립영화 쇼케이스' 사업의 개요부터 시작해 사업취지, 각 상영작 별 간략한 정보와 작품 비평, 행사 당일 이뤄진 GV(Guest View·영화 관계자와 진행자 및 관객 간 대화)까지를 담고 있다. 특히 감독들이 주최 측에 전달한 제작일지 등의 자료에선 작품을 만들고 영화제 등에서 상영하며 겪은 진솔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담겨 영화팬들에겐 따로 구하기 어려운 귀한 자료가 된다.
영화 안팎 내밀한 이야기 담긴 자료집
이를테면 이런 것들. 222회차 상영작인 이종수 감독의 <인서트> 제작일지 가운데는 감독이 제작자인 정보라 피디 등 관계자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겪은 일들이 기록돼 있다. <인서트>에 앞서 제작한 첫 장편 <부모 바보>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영화제를 찾은 감독과 제작자다. '그 덕에 난생처음으로 영화제라는 곳에 가보았다'는 이종수 감독은 스스로 '초청되기 전까지는 영화인들에 대한 안 좋은 기억과 편견이 많아서 가볼 생각을 못 했었다'고 고백한다.
그때 나는 영화제란 여느 술자리에서 만났던 영화인들처럼 지나치게 기싸움을 하거나 과시욕이 넘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나와 술을 마시며 싸우는 곳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략) 영화과를 나오거나 관련 종사자가 아니었던 나와 우리 작품을 진심으로 따뜻하게 맞이해줬다. 현대미술을 전공했고, 이후 계속 예술계에 종사해왔지만, 한 번도 그런 대우를 받아본 적은 없는 것 같았다.
영화제가 폐막한 후 정보라 피디님과 함께 해운대 항수 쪽에서 낮술을 마시며 펑펑 울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예술계 종사자로서 무언가 내 생각을 결과물로 만들었을 때 누군가가 '좋다', '안 좋다'라고 말해준 적은 있어도 '잘했다', '고생했다'고 말해준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만난 동료들과 부산국제영화제는 나에게 '잘했다', '고생했다'고 말해주었다. 예술계에 종사하며 처음으로 응원받는 기분이 들었다. - 15p
책엔 작품 내적으로도 귀한 이야기가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부부 연극인, 김준석과 손소라 부부의 작품 <그래도, 사랑해.> 가운데 카메라가 흔들리는 대목이 있다. 극중 어느 배우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카메라가 건드려지고, 그래서 화면이 흔들리는데 몇 초 뒤 카메라를 다시 재조정하는 듯 옮겨지는 장면이 있는 것이다. 영화는 그대로 진행되고 그 영상이 그대로 쓰인 탓으로, 이게 연출인지 실수를 그대로 껴안은 건지 궁금해지는 장면이다. 행사 GV에서 어느 관객이 이를 묻고, 감독은 이렇게 답한다.
김준석 감독·배우 네, 감사합니다. 흔들렸습니다. 더 흔들렸어요(웃음). 근데 그 장면이 롱테이크잖아요. 롱테이크인 데다가, 여러 번 가기가 어렵고 해도 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후반작업에서 최대한 잡아주셨는데, 저는 결과적으로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연극을 보는 것처럼 연출했기 때문이에요. 연극 보시면 소극장에서 앞 관객이 자리를 치기도 하고, 그 사람 때문에 가려서 안 보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조금 흔들리는 정도는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167p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감독의 말이 장면과 작품을 대하는 감독의 관점, 그 연출관, 작품론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이 책이 아니고선 만나보기 어려운 일이다. 영화 관련 글들, 현장성을 담은 기사와 비평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가운데 나는 책의 가치가 또한 여기에 있다고 여긴다.
어떤 서울시 관계자는 이 행사의 마지막을 다룬 내 기사의 링크를 보내며 잘 보았다고, 저도 이런 행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해왔다. 또 다른 어떤 이는 해당 기사를 인쇄하여 서울시 의회에 전달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행사를 아끼는 많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 행사가 더 이어져야 한다고, 갈수록 좁아만 지는 독립영화의 토양을 그래도 지탱하고 있는 이 행사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그 노력의 결과로써 사라질 수 있었던 독립영화 쇼케이스를 우리는 2026년에도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건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이다.
이 값진 행사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기획자와 창작자, 제작자며 관객들이 저마다 고민하고 교류하는 귀한 자리로써 그 가치를 더욱 선명히 발하기를 기대한다. 내게 어느 창작자가 말하기를 제 작품이 전에 이 행사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데 참으로 멋진 기억이었다고 말하였다. 또 다른 창작자가 말하기를 저는 이 행사를 통해 제 작품이 소개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기대가, 꿈이, 작은 소망들이 피어나는 자리, 그 이야기가 책 <2025 독립영화 쇼케이스>에 담겼다.
덧붙이는 글
누구에게나 나고 자란 동네를 애정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게도 내가 나고 자란 도시 서울을 아끼는 이유가 수십 개 쯤은 된다. 그중 하나의 이유, 지난 2007년부터 19년 간 227회 진행된 '독립영화 쇼케이스'가 지난해 거의 사라질 뻔했다.
사유는 서울시의 예산 삭감, 2025년(1500만 원)엔 전년도(3000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깎였던 예산이 2026년을 앞두고는 완전히(0원) 삭감되며 행사를 주최해온 한국독립영화협회가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지인들을 이끌고 마지막 쇼케이스를 찾은 나는 아쉬움을 담아 <오마이뉴스>에 연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재해온 영화비평 '씨네만세' 1221번째 꼭지(2025년 11월 23일)로 이 사업 종료 소식을 전하고, 알고 지내던 몇몇 서울시 관계자에게 기사링크를 전달하기도 했었다(관련기사 : 서울시 지원 중단, 19년 이어온 사업 종료가 아쉽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서울시 의회는 삭감됐던 독립영화 관련 예산을 복원했다. 9일 한국독립영화협회 관계 릴게임뜻 자에게 확인한 결과, 2026년도 '독립영화 쇼케이스' 관련 예산이 2024년 수준인 3000만원으로 전액 복원된 것. 이로써 '인디서울', '오!재미동'도 존속할 수 있게 됐다. 내가 '독립영화 쇼케이스'를 애정했듯, '인디서울'과 '오!재미동' 또한 누군가에겐 서울을, 제가 나고 자란 동네를 더 애정하는 이유였을 테다. 그리하여 나는 시의회의 이 결정을 바다신2다운로드 깊이 반긴다.
무엇보다 예산 복원이 그저 시의 자발적 결정으로 이뤄진 게 아니란 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의 예산 전면삭감 발표를 전후하여 영화계 제 단체와 그에 동조한 시민사회가 시와 시 의회를 찾는 등 여러 경로로 반대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그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써, 또 그를 다뤄낸 언론의 영향 덕분에 사라 오션파라다이스게임 질 수 있었던 행사가 그 여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음을 한 명의 시민으로 깊이 감사한다. 그와 같은 감사를 품은 이가 오로지 나 하나 뿐은 아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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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발간된 <2025 독립영화 쇼케이스>를 펼치는 마음이 남달랐던 건 그래서다. 사라질 뻔했던, 그러나 앞으로도 전과 같이 이어질 수 있게 된 이 행사가 남긴 걸음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 무엇도 당연하지 않다. 이 행사 아래 보이지 않는 수고와 관심, 지지와 격려가 깃들어 있음을 나는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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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엔 작품 내적으로도 귀한 이야기가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부부 연극인, 김준석과 손소라 부부의 작품 <그래도, 사랑해.> 가운데 카메라가 흔들리는 대목이 있다. 극중 어느 배우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카메라가 건드려지고, 그래서 화면이 흔들리는데 몇 초 뒤 카메라를 다시 재조정하는 듯 옮겨지는 장면이 있는 것이다. 영화는 그대로 진행되고 그 영상이 그대로 쓰인 탓으로, 이게 연출인지 실수를 그대로 껴안은 건지 궁금해지는 장면이다. 행사 GV에서 어느 관객이 이를 묻고, 감독은 이렇게 답한다.
김준석 감독·배우 네, 감사합니다. 흔들렸습니다. 더 흔들렸어요(웃음). 근데 그 장면이 롱테이크잖아요. 롱테이크인 데다가, 여러 번 가기가 어렵고 해도 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후반작업에서 최대한 잡아주셨는데, 저는 결과적으로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연극을 보는 것처럼 연출했기 때문이에요. 연극 보시면 소극장에서 앞 관객이 자리를 치기도 하고, 그 사람 때문에 가려서 안 보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조금 흔들리는 정도는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167p
'이 영화에서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감독의 말이 장면과 작품을 대하는 감독의 관점, 그 연출관, 작품론으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이 책이 아니고선 만나보기 어려운 일이다. 영화 관련 글들, 현장성을 담은 기사와 비평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 가운데 나는 책의 가치가 또한 여기에 있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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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값진 행사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기획자와 창작자, 제작자며 관객들이 저마다 고민하고 교류하는 귀한 자리로써 그 가치를 더욱 선명히 발하기를 기대한다. 내게 어느 창작자가 말하기를 제 작품이 전에 이 행사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데 참으로 멋진 기억이었다고 말하였다. 또 다른 창작자가 말하기를 저는 이 행사를 통해 제 작품이 소개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기대가, 꿈이, 작은 소망들이 피어나는 자리, 그 이야기가 책 <2025 독립영화 쇼케이스>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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