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품, 품질 좋아서 사요”…K콘텐츠 관심, 소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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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조회 0회 작성일 26-08-22 07:14본문
화장품·먹거리 부스마다 긴 줄홍대·명동 등 서울 관광지 테마해외 팬들 “한국 모든 것에 관심”세분화된 기초화장품 등 차별화품질 향상시켜 지속적 소비 유도중기 40곳도 참여해 제품 홍보
“BTS를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이젠 한국 제품 자체가 좋아서 사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LA 컨벤션센터 앞에서 만난 멕시코계 미국인 아리스(32)는 한국 화장품을 계속 구매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차로 두 시간 거리인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사는 그는 이날 CJ ENM이 주최하는 ‘KCON’(케이콘)을 관람하려고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왔다. 올리브영의 분홍색 타폴린 백을 든 그가 KCON을 찾은 것은 올해로 3년째다.
한국과 아리스의 인연은 2018년 BTS로부터 시작했다. 8년이 지난 지금 그의 관심사는 K팝에 머물지 않는다.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은 전부 한국 화장품이고, 떡볶이와 김치찌개, 불닭볶음면을 즐겨 먹는다. 김치는 매일 먹는다.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국에 사는 강사에게 화상 교습을 받는다. 내년 4월엔 첫 한국 여행도 계획 중이다.
아리스의 영향으로 어머니도 삼겹살과 한국 화장품에 빠지게 됐고, 친구들 역시 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한국 음식과 화장품을 접하기 시작했다. 아리스는 “BTS 이후로 미국인들이 화장품, 음식, 옷 등 한국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가 민감한 편인데 한국 화장품이 내 피부에 잘 맞는다”며 “지금은 문화뿐 아니라 제품 자체가 좋아서 산다”고 했다.
14~16일 LA 컨벤션센터와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KCON에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향한 관심과 화장품·음식 등 제품에 대한 소비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K콘텐츠가 외국인이 한국 제품을 처음 접하게 하는 입구가 되고, 이후에는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소비를 이어가게 하는 모습이었다. 동시에 한국 스타들과 콘텐츠가 형성한 한국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제품 선택에 여전히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15일 찾은 LA 컨벤션센터에는 10~30대 여성이 가장 많아 보였고, 백인과 라틴계,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의 관람객이 눈에 띄었다. 화장품 브랜드 부스마다 경품과 제품 체험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비비고·뚜레쥬르 등 먹거리 부스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뿐 아니라 햇반, 고추장 등 한국 소스, 치킨, 김치 등을 앞세워 지난해 5조원 가까운 매출을 미국에서 올렸다. 미국 전역에 2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에선 현지의 식사용 빵과 차별화하는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클라우드 케이크)와 우유크림빵, 단팥빵, 김치크로켓, 꽈배기도넛 등이 인기다.
곳곳에 마련된 크고 작은 무대에서는 K팝 아이돌이 관객과 만났다. 행사장 메인을 차지한 올리브영 페스타는 가운데에 실제 올리브영 매장을 구현하고, 주변은 홍대·명동·성수·강남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관광지를 테마로 꾸몄다.
미국 올리브영에 입점한 55개 브랜드가 모였다.
실제 매장에서처럼 피부 상태를 측정해 제품을 추천하는 ‘스킨 스캔’, 퍼스널컬러를 진단하는 ‘마이 컬러 바이브’ 등 체험 코너가 특히 인기였다.
K팝 팬으로 시작해 한국 상품으로 관심이 넓어졌다는 브리아나와 사바나는 한국에서 피부 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K뷰티를 접하면서 내 피부 유형에 어떤 제품이 맞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 화장품은 특히 선크림, 클렌징폼, 마스크팩, 세럼·에센스 등 세분화한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4일 올리브영 미국 1호점인 패서디나점에서 만난 브룩은 K뷰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로 ‘글라스 스킨’, 즉 ‘유리같이 맑고 투명한 피부’를 꼽았다.
브룩은 제품을 한 번 써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2년 전 한국 여행 때 올리브영에서 산 클렌저와 보습제가 다 떨어지자, 미국에 올리브영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색조화장품 위주인 현지 제품과 차별화한 한국 화장품의 강점이 지속적 판매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하층에 마련된 ‘K-컬렉션’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지원받은 뷰티·식품·패션·생활용품 업종 중소기업 40곳이 부스를 차렸다. 참가 업체들은 잠재적 해외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홍보하는 동시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도움으로 해외 바이어들과 사업 상담도 진행한다.
화장품 브랜드 아리얼(Ariul)도 ‘K-컬렉션’에 참여한 중소기업 중 하나다. 스킨케어 제품이 강점인 이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최근 연 20% 이상 성장 중이다.
정기용 아리얼 미주사업본부장은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K뷰티로 인기가 이어졌다”며 “한국 화장품이 미국 제품에 비해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해가 지자 관람객의 발길은 LA 컨벤션센터 맞은편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향했다. 이곳에서 KCON의 메인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콘서트가 3일 저녁 내내 열렸다. 공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응원봉을 든 팬들이 바닥에 앉아 입장을 기다렸다. 본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연장은 함성으로 달아올랐다.
낮에는 한국 화장품을 발라보고 한국 음식을 맛봤던 관람객들이 밤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K팝 가수의 무대를 즐겼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환자에게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머크(MSD)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암 백신 및 면역항암제를 함께 적용한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백신을 활용하는 치료법이 암 치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모더나와 머크는 19일(현지시간) 고위험 흑색종 환자 1137명을 대상으로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신항원 치료제 ‘인티스메란’과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병용한 3상 임상시험에서 암 재발과 전이를 억제하는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에 쓰인 mRNA 백신 기술을 바탕으로 암 치료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도 처음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거두면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모더나의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하는 등 기대감이 고조됐다.
고위험 흑색종을 대상으로 한 이 임상시험에선 수술로 암을 제거했으며 전신 치료 경험은 없는 환자들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눈 뒤 각 요법에 대한 반응을 분석했다. 병용 투여군에는 인티스메란 1㎎을 3주 간격으로 최대 9회 투여하면서 약 1년간 펨브롤리주맙을 함께 썼고, 단독 투여군에는 펨브롤리주맙만 투여해 비교했다.
임상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 병용 투여군은 단독 투여군보다 흑색종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한 비율과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한 비율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양사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향후 국제 의학 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RNA 기반 치료제는 환자 개개인의 종양에 나타난 고유한 돌연변이를 찾아내 그 유전정보를 백신 형태로 전달한 뒤, 면역체계가 이를 표적으로 하는 반응을 일으키도록 설계됐다. 암세포에 생긴 치명적 돌연변이를 찾아낼 수 있다면 환자 맞춤형 치료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관련 전문가는 DNA의 돌연변이 없이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후성유전학적 특성의 암까지 모두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이 결과는 암의 돌연변이를 분석해 신항원(돌연변이에 의해 새롭게 생성된 단백질 항원)을 선별하고, mRNA 백신으로 만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개인맞춤형 치료가 3상 임상에서도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다만 현재는 중간분석 결과여서 효과의 크기 등은 상세 데이터 공개 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단장은 이어 “이 전략은 흑색종, 흡연 관련 폐암처럼 돌연변이 부담이 높아 신항원을 찾기 쉬운 암에서 유리하지만, 반대로 돌연변이가 적거나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종양 발생을 주도하는 암에서는 적용 가능한 표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숫자 몇개만 보자. 2023년 말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약 9000억원, 순차입금은 -1조1400억원이었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사는 사실상 무차입이었다. 2년 뒤 총차입금은 5조9600억원, 6배 넘게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20%대에서 80%대로 뛰었고,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떨어졌다.
본업이 무너져서가 아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1조3330억원, 반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차입이 불어난 것은 경영권 분쟁 와중에 자사주 매입에만 2조원가량이 나갔기 때문이다. 연간 이자비용만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누가 이 비용을 부담하나. 경영진의 사익 추구를 막겠다며 시작된 싸움터에서 청구서를 함께 받아든 쪽은 회사와 장기 주주, 근로자, 협력사들이다. 자사주 매입은 이사회의 결정이었으니 그 자체가 대리인 비용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 결정의 직접적 원인은 주주 간 지배권 경쟁이었다.
우리 자본시장은 오랫동안 한 가지 비용만 계산해왔다. 경영진이 주주 돈으로 제 잇속을 챙길 때 발생하는 대리인 비용이다. 그래서 처방도 늘 하나였다. 주주에게 권한을 더 주라. 그러면 나아질까. 고션과 스콰이어는 2017년 ‘컬럼비아 로 리뷰’에 반대쪽 계산서도 내밀었다. ‘주인 비용’(principal costs)이다. 주주 목소리가 커질 때도 비용이 든다. 주주 간 이해충돌에서 오는 갈등 비용, 주주의 정보와 전문성 부족에서 오는 역량 비용이다. 최적의 거버넌스는 대리인 비용이 0이 되는 지점이 아니라 두 비용의 합이 최소가 되는 지점이며, 그 비율은 회사마다 다르다. 단선적으로 접근하지 말라.
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장치가 브레이크라면, 주주 권한 행사는 운전대다. 브레이크가 좋아도 과속하며 핸들을 급히 꺾으면 차는 뒤집힌다. 한국의 거버넌스 논의는 줄곧 브레이크만 다뤘다. 오해는 말라. 주주 행동주의는 악도, 선도 아니다. 인색한 주주환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타당하다.
문제는 환원 자체가 아니라 자본 배분의 맥락을 따지지 않는 일률적 요구다. 산업과 자본구조에 대한 깊은 고려 없는 고배당·자사주 소각 요구는 오늘 밤의 파티로 끝날 수 있다. 미래도 생각하라.
고려아연 주가 변동성은 아픈 기록이다. 2024년 공개매수 국면의 급등과 유상증자 우려로 인한 급락. 시세를 움직인 것은 아연도 은도 아닌 표 대결의 승패였다. 이 분쟁은 거대 자본간 지배권 경쟁이다. 그러나 주주들의 권한이 정면충돌할 때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년 가까이 소송하는 사이 회사가 지불한 것은 이자만이 아니다. 경영진과 이사회에 드리운 불확실성이라는, 장부에 찍히지 않은 비용도 컸다.
이 경쟁의 한 축은 사모펀드다. 그들은 ‘주주’의 이름으로 운전대를 잡지만 그 돈은 연기금·보험사 등이 맡긴 남의 돈이다. 운용사는 실패해도 보수를 챙기고 성공하면 대박을 터트리니 크게 지를수록 유리하다. 금융위기 후 규제 사각지대에서 공룡이 됐지만 감독은 없다. 감시자로 나선 주주가 또 다른 대리인 문제를 품은 셈이다.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나.
이런 국면에서 지난해 개정된 상법 제382조의 3항을 다시 읽게 된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들어갔다. 취지는 옳다. 소수주주는 늘 뒷전이었으니까. 그러나 지배권 분쟁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은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지배권 방어는 장기가치 보호이고, 누군가에게는 프리미엄 실현의 기회다. 이사가 어느 쪽을 택하든 반대편에서 소장이 날아올 수 있다. 미국 델라웨어가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를 경영판단원칙, 유노칼 기준(적대적 인수합병 방어행위의 비례성 심사) 같은 정교한 심사 기준과 함께 발전시켜온 이유다. 의무만 부여하고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강화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소송 리스크다. 브레이크는 계속 조여진다. 운전대는 누가 규율하나.
주주 권리 행사에도 규율이 필요하다. 개정된 스튜어드십 코드도 형식이 아니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동시에 이사에게도 경영판단원칙이라는 안전지대를 판례로든 입법으로든 분명히 그어줘야 한다. 면책은 면죄부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이해관계 없는 판단이라는 절차적 요건을 갖췄을 때만 주어진다. 책임만 키우고 면책 기준을 주지 않으면 이사회는 결정을 미룬다. 미루는 것도 큰 비용이다.
이제 질문을 바꿀 때다. “누가 경영진을 감시할 것인가”만 묻던 시대는 지났다. “주주는 어떤 책임과 역량 위에서 권리를 행사하는가” “이사는 이해가 충돌할 때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브레이크만 밟고 있는 차는 안전한 차가 아니다. 멈춰 선 차일 뿐이다. 한국 자본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센 브레이크만이 아니라, 제동과 조향이 함께 작동하는 균형 있는 거버넌스다.
“BTS를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지만, 이젠 한국 제품 자체가 좋아서 사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LA 컨벤션센터 앞에서 만난 멕시코계 미국인 아리스(32)는 한국 화장품을 계속 구매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차로 두 시간 거리인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 사는 그는 이날 CJ ENM이 주최하는 ‘KCON’(케이콘)을 관람하려고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왔다. 올리브영의 분홍색 타폴린 백을 든 그가 KCON을 찾은 것은 올해로 3년째다.
한국과 아리스의 인연은 2018년 BTS로부터 시작했다. 8년이 지난 지금 그의 관심사는 K팝에 머물지 않는다.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은 전부 한국 화장품이고, 떡볶이와 김치찌개, 불닭볶음면을 즐겨 먹는다. 김치는 매일 먹는다.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국에 사는 강사에게 화상 교습을 받는다. 내년 4월엔 첫 한국 여행도 계획 중이다.
아리스의 영향으로 어머니도 삼겹살과 한국 화장품에 빠지게 됐고, 친구들 역시 그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한국 음식과 화장품을 접하기 시작했다. 아리스는 “BTS 이후로 미국인들이 화장품, 음식, 옷 등 한국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부가 민감한 편인데 한국 화장품이 내 피부에 잘 맞는다”며 “지금은 문화뿐 아니라 제품 자체가 좋아서 산다”고 했다.
14~16일 LA 컨벤션센터와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KCON에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향한 관심과 화장품·음식 등 제품에 대한 소비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K콘텐츠가 외국인이 한국 제품을 처음 접하게 하는 입구가 되고, 이후에는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소비를 이어가게 하는 모습이었다. 동시에 한국 스타들과 콘텐츠가 형성한 한국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제품 선택에 여전히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15일 찾은 LA 컨벤션센터에는 10~30대 여성이 가장 많아 보였고, 백인과 라틴계, 흑인 등 다양한 인종의 관람객이 눈에 띄었다. 화장품 브랜드 부스마다 경품과 제품 체험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비비고·뚜레쥬르 등 먹거리 부스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뿐 아니라 햇반, 고추장 등 한국 소스, 치킨, 김치 등을 앞세워 지난해 5조원 가까운 매출을 미국에서 올렸다. 미국 전역에 2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의 뚜레쥬르에선 현지의 식사용 빵과 차별화하는 한국식 생크림 케이크(클라우드 케이크)와 우유크림빵, 단팥빵, 김치크로켓, 꽈배기도넛 등이 인기다.
곳곳에 마련된 크고 작은 무대에서는 K팝 아이돌이 관객과 만났다. 행사장 메인을 차지한 올리브영 페스타는 가운데에 실제 올리브영 매장을 구현하고, 주변은 홍대·명동·성수·강남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서울 관광지를 테마로 꾸몄다.
미국 올리브영에 입점한 55개 브랜드가 모였다.
실제 매장에서처럼 피부 상태를 측정해 제품을 추천하는 ‘스킨 스캔’, 퍼스널컬러를 진단하는 ‘마이 컬러 바이브’ 등 체험 코너가 특히 인기였다.
K팝 팬으로 시작해 한국 상품으로 관심이 넓어졌다는 브리아나와 사바나는 한국에서 피부 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K뷰티를 접하면서 내 피부 유형에 어떤 제품이 맞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 화장품은 특히 선크림, 클렌징폼, 마스크팩, 세럼·에센스 등 세분화한 기초화장품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4일 올리브영 미국 1호점인 패서디나점에서 만난 브룩은 K뷰티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로 ‘글라스 스킨’, 즉 ‘유리같이 맑고 투명한 피부’를 꼽았다.
브룩은 제품을 한 번 써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2년 전 한국 여행 때 올리브영에서 산 클렌저와 보습제가 다 떨어지자, 미국에 올리브영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 색조화장품 위주인 현지 제품과 차별화한 한국 화장품의 강점이 지속적 판매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하층에 마련된 ‘K-컬렉션’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지원받은 뷰티·식품·패션·생활용품 업종 중소기업 40곳이 부스를 차렸다. 참가 업체들은 잠재적 해외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홍보하는 동시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도움으로 해외 바이어들과 사업 상담도 진행한다.
화장품 브랜드 아리얼(Ariul)도 ‘K-컬렉션’에 참여한 중소기업 중 하나다. 스킨케어 제품이 강점인 이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최근 연 20% 이상 성장 중이다.
정기용 아리얼 미주사업본부장은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K뷰티로 인기가 이어졌다”며 “한국 화장품이 미국 제품에 비해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해가 지자 관람객의 발길은 LA 컨벤션센터 맞은편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향했다. 이곳에서 KCON의 메인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콘서트가 3일 저녁 내내 열렸다. 공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응원봉을 든 팬들이 바닥에 앉아 입장을 기다렸다. 본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연장은 함성으로 달아올랐다.
낮에는 한국 화장품을 발라보고 한국 음식을 맛봤던 관람객들이 밤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K팝 가수의 무대를 즐겼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환자에게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머크(MSD)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암 백신 및 면역항암제를 함께 적용한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백신을 활용하는 치료법이 암 치료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모더나와 머크는 19일(현지시간) 고위험 흑색종 환자 1137명을 대상으로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신항원 치료제 ‘인티스메란’과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병용한 3상 임상시험에서 암 재발과 전이를 억제하는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에 쓰인 mRNA 백신 기술을 바탕으로 암 치료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도 처음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거두면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모더나의 주가가 2배 이상 급등하는 등 기대감이 고조됐다.
고위험 흑색종을 대상으로 한 이 임상시험에선 수술로 암을 제거했으며 전신 치료 경험은 없는 환자들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눈 뒤 각 요법에 대한 반응을 분석했다. 병용 투여군에는 인티스메란 1㎎을 3주 간격으로 최대 9회 투여하면서 약 1년간 펨브롤리주맙을 함께 썼고, 단독 투여군에는 펨브롤리주맙만 투여해 비교했다.
임상시험의 중간 분석 결과, 병용 투여군은 단독 투여군보다 흑색종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한 비율과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한 비율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았다. 양사는 구체적인 데이터를 향후 국제 의학 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RNA 기반 치료제는 환자 개개인의 종양에 나타난 고유한 돌연변이를 찾아내 그 유전정보를 백신 형태로 전달한 뒤, 면역체계가 이를 표적으로 하는 반응을 일으키도록 설계됐다. 암세포에 생긴 치명적 돌연변이를 찾아낼 수 있다면 환자 맞춤형 치료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다만 관련 전문가는 DNA의 돌연변이 없이 환경이나 생활습관 등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후성유전학적 특성의 암까지 모두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이 결과는 암의 돌연변이를 분석해 신항원(돌연변이에 의해 새롭게 생성된 단백질 항원)을 선별하고, mRNA 백신으로 만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개인맞춤형 치료가 3상 임상에서도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다만 현재는 중간분석 결과여서 효과의 크기 등은 상세 데이터 공개 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단장은 이어 “이 전략은 흑색종, 흡연 관련 폐암처럼 돌연변이 부담이 높아 신항원을 찾기 쉬운 암에서 유리하지만, 반대로 돌연변이가 적거나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종양 발생을 주도하는 암에서는 적용 가능한 표적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숫자 몇개만 보자. 2023년 말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약 9000억원, 순차입금은 -1조1400억원이었다.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사는 사실상 무차입이었다. 2년 뒤 총차입금은 5조9600억원, 6배 넘게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20%대에서 80%대로 뛰었고,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떨어졌다.
본업이 무너져서가 아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1조3330억원, 반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차입이 불어난 것은 경영권 분쟁 와중에 자사주 매입에만 2조원가량이 나갔기 때문이다. 연간 이자비용만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누가 이 비용을 부담하나. 경영진의 사익 추구를 막겠다며 시작된 싸움터에서 청구서를 함께 받아든 쪽은 회사와 장기 주주, 근로자, 협력사들이다. 자사주 매입은 이사회의 결정이었으니 그 자체가 대리인 비용이라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 결정의 직접적 원인은 주주 간 지배권 경쟁이었다.
우리 자본시장은 오랫동안 한 가지 비용만 계산해왔다. 경영진이 주주 돈으로 제 잇속을 챙길 때 발생하는 대리인 비용이다. 그래서 처방도 늘 하나였다. 주주에게 권한을 더 주라. 그러면 나아질까. 고션과 스콰이어는 2017년 ‘컬럼비아 로 리뷰’에 반대쪽 계산서도 내밀었다. ‘주인 비용’(principal costs)이다. 주주 목소리가 커질 때도 비용이 든다. 주주 간 이해충돌에서 오는 갈등 비용, 주주의 정보와 전문성 부족에서 오는 역량 비용이다. 최적의 거버넌스는 대리인 비용이 0이 되는 지점이 아니라 두 비용의 합이 최소가 되는 지점이며, 그 비율은 회사마다 다르다. 단선적으로 접근하지 말라.
대리인 비용을 줄이는 장치가 브레이크라면, 주주 권한 행사는 운전대다. 브레이크가 좋아도 과속하며 핸들을 급히 꺾으면 차는 뒤집힌다. 한국의 거버넌스 논의는 줄곧 브레이크만 다뤘다. 오해는 말라. 주주 행동주의는 악도, 선도 아니다. 인색한 주주환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타당하다.
문제는 환원 자체가 아니라 자본 배분의 맥락을 따지지 않는 일률적 요구다. 산업과 자본구조에 대한 깊은 고려 없는 고배당·자사주 소각 요구는 오늘 밤의 파티로 끝날 수 있다. 미래도 생각하라.
고려아연 주가 변동성은 아픈 기록이다. 2024년 공개매수 국면의 급등과 유상증자 우려로 인한 급락. 시세를 움직인 것은 아연도 은도 아닌 표 대결의 승패였다. 이 분쟁은 거대 자본간 지배권 경쟁이다. 그러나 주주들의 권한이 정면충돌할 때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2년 가까이 소송하는 사이 회사가 지불한 것은 이자만이 아니다. 경영진과 이사회에 드리운 불확실성이라는, 장부에 찍히지 않은 비용도 컸다.
이 경쟁의 한 축은 사모펀드다. 그들은 ‘주주’의 이름으로 운전대를 잡지만 그 돈은 연기금·보험사 등이 맡긴 남의 돈이다. 운용사는 실패해도 보수를 챙기고 성공하면 대박을 터트리니 크게 지를수록 유리하다. 금융위기 후 규제 사각지대에서 공룡이 됐지만 감독은 없다. 감시자로 나선 주주가 또 다른 대리인 문제를 품은 셈이다.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나.
이런 국면에서 지난해 개정된 상법 제382조의 3항을 다시 읽게 된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들어갔다. 취지는 옳다. 소수주주는 늘 뒷전이었으니까. 그러나 지배권 분쟁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은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지배권 방어는 장기가치 보호이고, 누군가에게는 프리미엄 실현의 기회다. 이사가 어느 쪽을 택하든 반대편에서 소장이 날아올 수 있다. 미국 델라웨어가 주주에 대한 신인의무를 경영판단원칙, 유노칼 기준(적대적 인수합병 방어행위의 비례성 심사) 같은 정교한 심사 기준과 함께 발전시켜온 이유다. 의무만 부여하고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강화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소송 리스크다. 브레이크는 계속 조여진다. 운전대는 누가 규율하나.
주주 권리 행사에도 규율이 필요하다. 개정된 스튜어드십 코드도 형식이 아니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동시에 이사에게도 경영판단원칙이라는 안전지대를 판례로든 입법으로든 분명히 그어줘야 한다. 면책은 면죄부가 아니라, 충분한 정보에 기초한 이해관계 없는 판단이라는 절차적 요건을 갖췄을 때만 주어진다. 책임만 키우고 면책 기준을 주지 않으면 이사회는 결정을 미룬다. 미루는 것도 큰 비용이다.
이제 질문을 바꿀 때다. “누가 경영진을 감시할 것인가”만 묻던 시대는 지났다. “주주는 어떤 책임과 역량 위에서 권리를 행사하는가” “이사는 이해가 충돌할 때 무슨 기준으로 판단하는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브레이크만 밟고 있는 차는 안전한 차가 아니다. 멈춰 선 차일 뿐이다. 한국 자본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센 브레이크만이 아니라, 제동과 조향이 함께 작동하는 균형 있는 거버넌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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