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좋아요 늘리기 며칠이나 쉬었는데 어째 더 피곤한 것 같다고요? 기분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건강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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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한 조회 2회 작성일 26-07-19 12:39본문
인스타그램 좋아요 늘리기 일이 몰리거나 수면이 부족한 날이 며칠씩 이어질 때 누구나 심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나 신체활동을 한 날에도 근골격계를 넘어 신경계까지 피로가 쌓이므로 회복되기까진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충분한 시간 동안 휴식했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단순한 피로라고만 생각해선 안 됩니다. 어떤 질환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원인을 찾지 못해도 증상이 심각해 적극적인 치료로 완화해야 할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단순히 ‘만성피로’라고 하면 특정 질환을 뜻한다기보다는 여러 원인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질환을 따로 구분해 피로가 병적으로 심한 상태를 가리키곤 합니다. 이 질환은 6개월 이상 이어지는 피로, 수면 후에도 상쾌하지 않은 느낌, 일상적인 활동조차 어려워지는 것이 대표적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또 기억력과 집중력 장애, 두통, 인후통, 근육통이나 관절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다만 다른 원인질환이 있다면 먼저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지요.
만성피로라는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 부족 등 누구든 한 번쯤 경험하기 쉬운 요인들을 먼저 꼽을 수 있죠. 다른 원인으로는 심한 피로를 유발하는 병을 들 수 있습니다.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만성 간·신장질환, 수면무호흡증 같은 원인질환이 있으면 그 자체로 지속적인 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야 합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에 앞서 피로를 부르는 원인질환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피로는 느끼지만 그 원인이 병 때문이라는 걸 알아채지는 못한 환자들이 적지 않거든요. 원인이 확인될 경우 해당 질환을 우선 치료하면 대부분 만성피로 증상도 완화되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문제는 딱히 원인을 꼬집어 찾기 어려울 때입니다. 다소 진부한 조언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운동 등을 통해 생활습관을 관리하고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업무와 휴식·여가 사이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균형을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일상 속의 다양한 지점에서 피로를 유발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눈에 잘 띄지 않게 잠복하고 있다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만성피로를 포함해 다양한 신체 증상을 유발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만성피로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아도 피로감 등의 증상을 덜 수 있는 대증 약물치료는 가능합니다. 상담치료나 운동요법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요. 특히 고령층이라면 영양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처럼 노화와 사회경제적 환경이 맞물려 생긴 요인들이 피로라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므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는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 피로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지속되는 피로를 단순한 체력 저하로 여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지난겨울, 김장을 했다. 무려 육십 포기나. 지난 몇년 친한 언니의 김장을 돕고 여러 통 얻어먹었지만 내가 주도해서 김치를 담근 건 처음이었다. 언니의 레시피 덕에 김치가 제법 맛있었다. 김장을 해본 적 없는 서울 출신 제자가 이렇게 맛있는 김치는 첨이라며 김치 한 사발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언니의 김장 레시피가 사실 색다를 건 없다. 생새우 대신 민물새우인 토하를 갈아 넣는다는 정도? 아, 육수에 말린 메주콩과 고구마를 넣는 것? 그 외 다른 점이라면 추젓 대신 육젓을 썼다는 점이었다. 제자는 추젓과 육젓의 차이도 알지 못했지만 보통 김장할 때는 육젓을 쓰지 않는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내가 비싼 육젓을 추젓 대신 듬뿍 넣을 수 있었던 건 한 제자 덕분이다.
제자 어머니 남친, 아니 남사친이 젓갈 도매업을 하신대. 엄청 좋은 광천 토굴 육젓을 몇통이나 보내주셨어.
제자는 몇해 전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얼마 뒤 어머니가 첫사랑이었다는 초등학교 동창이 연락을 해왔다. 첫사랑이란 그렇게 오래도록 아련한 모양이다. 어머니는 어디까지나 친구라고 딱 잘라 선을 그었단다. 역시 혼자가 됐다는 그 동창에게는 첫사랑이 현재 진행 중인 건지, 그저 아련함으로 남은 건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자신이 담가 판매하는 온갖 종류의 젓갈로 첫사랑에게 선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 선물이 나에게까지 온 것이다. 내 설명을 들은 제자가 배를 잡고 웃었다.
쌤 밥상에는 김치 하나에도 서사가 있구나! 천상 소설가야.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둔 덕이다. 빨치산이었던 내 부모는 모든 복을 명(命)으로 받아 천수를 누렸고 누리는 중인데 암만해도 나는 모든 복을 사람으로 받은 것 같다. 어머니에게 온 육젓을 보낸 제자는 내가 특별히 해준 것도 없다. 대학에 입학해 처음 쓴 소설이 너무 좋았고, 잘 쓴다 칭찬했을 뿐이다. 선생으로 당연한 일이었다. 그 작은 관심과 칭찬을 거름 삼아 좋은 사람으로 잘살고 있다. 노상 내 덕이라 하지만 그 정도의 선의를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잊지 않을 수 있는 것도, 모두 제자 자신의 능력이고 성품이다.
두어 해 전, 제자 몇과 동해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여행이라기보다 내 강연이 있었는데 워낙 멀어 하루 자야 했고, 구례서 운전해 가기는 너무 먼 길이라 육젓 보낸 제자가 대신 운전을 해준 것이다. 어느 가게에서 삼숙이탕을 먹었는데 탕도 맛있었지만 밑반찬으로 나온 오징어젓갈이 너무 맛있었다. 원래 잘 먹지도 않던 젓갈을 주인을 졸라 조금 샀다. 제자는 그 작은 일을 지금도 잊지 않은 모양이었다. 얼마 전 놀러 온 제자가 오징어젓갈 한 통을 내밀었다. 제 식구와 어느 식당에 갔는데 오징어젓갈이 괜찮길래 사 왔다나.
나중에 동해 가면 그 집 거 사 올게요. 이것도 혹 입맛에 맞으실까 하고.
이미 제자는 동해 식당에 전화를 걸어 택배를 부탁했었단다. 장사 잘되는 집답게 택배는 하지 않는다고 하여 포기했다가 비슷한 맛을 발견하고 사 온 것이다. 이런 선물은 입맛이고 뭐고 없다. 그냥 맛있어야 하는 거다. 실제로 맛있기도 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한 통을 다 먹어 치웠는데 마음이라는 최고의 엠에스지 덕분이었을 게다. 이런 아이가 내 제자라니, 다 내 복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집 김장김치에는 온갖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고창 농부가 보내준 고춧가루, 제자의 육젓, <아버지의 해방일지> 속 떡집 언니의 모델인 엄마 친구 딸이 담근 멸치액젓, 역시 소설 속 ‘짝은 상욱이’의 모델인 곡성 농부가 농사지은 찹쌀, 친한 선배의 오빠가 직접 기른 양파, 선배의 사촌 언니가 농사지어 절여준 배추, 친한 구례 농부가 직접 잡은 토하에 이르기까지, 여러 친구의 정성스러운 마음의 결과물이 우리 집 김장김치다.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다! 음, 내가 직접 키운 무와 생강도 한몫했다.
서울 살 때 나는 밥상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 마지못해 한 끼 대충 때웠다. 밥이 자동차 굴러가게 하는 휘발유나 되는 양. 시골 와 살아보니 알겠다. 정성어린 마음으로 차린 밥이 몸과 맘을 살찌운다. 사람은 그런 밥을 먹어야 몸도 맘도 건강하다. 밥을 무시하는 사람이 어찌 제 몸과 삶을 존중할 수 있으랴. 내 밥상은 오늘도 좋은 사람들 덕분에 알차고 맛나다.
서울시가 폭염 대책으로 구청 청사에 마련한 ‘무더위 쉼터’를 24시간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구청을 상대로 운영 상황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데 이어 동남·서남권에 폭염경보가 발효되자 “냉방시설 이용이 어려운 시민이 안전하게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24개 자치구 청사를 활용한 무더위 대피 공간을 폭염특보 기간 24시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시는 “무더위 대피 공간은 시민들이 쉽게 알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청사를 활용해 폭염 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라고 했다.
그러나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4일 새벽 24개 구청을 확인한 결과, 무더위 쉼터 이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구청은 1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3개 구청들은 “전달받은 게 없다”, “주간에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2개 구청은 현장을 방문했고, 22개 구청은 당직실에 문의했다.
서울 기온이 30도를 웃돈 이날 오전 0시쯤 찾은 서울 A구청 출입구는 ‘무더위 쉼터’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었지만 불이 꺼지고 문이 닫혀 있었다. 문 앞에 붙은 번호로 전화를 걸자 직원은 “지침을 받지 못했고 담당자도 아니어서 모르겠다”며 “저희는 오후 9시까지만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다”고 했다.
구청 직원들이 무더위 쉼터 운영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혼선이 발생했다. 오전 0시30분쯤 찾은 B구청도 문이 닫혀있어 전화를 걸자 직원은 “구청 입구 앞 실외 공간이 무더위 쉼터”라고 안내했다. 기자 신분을 밝히고 서울시 지침을 설명하자 “잘 몰랐는데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5분쯤 뒤 출입구로 나온 직원은 “확인해 보니 청사 내부 개방이 맞았다”며 ‘폭염특보 발효 시 24시간 개방’을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진 1층 로비로 안내했다. 직원은 “냉방 중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공기는 미지근했고 이용자는 없었다.
일부 구청 측은 통화에서 쉼터를 이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가 취재 사실을 밝히자 말을 바꾸기도 했다. C구청은 기자 신분을 밝히고 서울시 지침을 설명하자 다시 전화를 걸어와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D구청 직원은 “‘폭염특보’ 시에만 운영하는데 지금은 ‘폭염주의보’ 상황이라 이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폭염주의보도 폭염특보 중 하나’라고 말하자 직원은 다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처럼 서울시의 무더위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더위 쉼터 24시간 개방은) 자치구들과도 사전 협의가 됐고, 지난 5월과 6월 부구청장들과 회의에서도 전달했다”며 “현장의 근무 직원들한테까지는 (지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다시 주지시키고 시민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만성피로’라고 하면 특정 질환을 뜻한다기보다는 여러 원인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질환을 따로 구분해 피로가 병적으로 심한 상태를 가리키곤 합니다. 이 질환은 6개월 이상 이어지는 피로, 수면 후에도 상쾌하지 않은 느낌, 일상적인 활동조차 어려워지는 것이 대표적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또 기억력과 집중력 장애, 두통, 인후통, 근육통이나 관절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다만 다른 원인질환이 있다면 먼저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지요.
만성피로라는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 부족 등 누구든 한 번쯤 경험하기 쉬운 요인들을 먼저 꼽을 수 있죠. 다른 원인으로는 심한 피로를 유발하는 병을 들 수 있습니다.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만성 간·신장질환, 수면무호흡증 같은 원인질환이 있으면 그 자체로 지속적인 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야 합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 진단에 앞서 피로를 부르는 원인질환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피로는 느끼지만 그 원인이 병 때문이라는 걸 알아채지는 못한 환자들이 적지 않거든요. 원인이 확인될 경우 해당 질환을 우선 치료하면 대부분 만성피로 증상도 완화되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문제는 딱히 원인을 꼬집어 찾기 어려울 때입니다. 다소 진부한 조언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운동 등을 통해 생활습관을 관리하고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업무와 휴식·여가 사이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균형을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일상 속의 다양한 지점에서 피로를 유발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눈에 잘 띄지 않게 잠복하고 있다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만성피로를 포함해 다양한 신체 증상을 유발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만성피로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아도 피로감 등의 증상을 덜 수 있는 대증 약물치료는 가능합니다. 상담치료나 운동요법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요. 특히 고령층이라면 영양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처럼 노화와 사회경제적 환경이 맞물려 생긴 요인들이 피로라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므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지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피로는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 피로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지속되는 피로를 단순한 체력 저하로 여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지난겨울, 김장을 했다. 무려 육십 포기나. 지난 몇년 친한 언니의 김장을 돕고 여러 통 얻어먹었지만 내가 주도해서 김치를 담근 건 처음이었다. 언니의 레시피 덕에 김치가 제법 맛있었다. 김장을 해본 적 없는 서울 출신 제자가 이렇게 맛있는 김치는 첨이라며 김치 한 사발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웠다. 언니의 김장 레시피가 사실 색다를 건 없다. 생새우 대신 민물새우인 토하를 갈아 넣는다는 정도? 아, 육수에 말린 메주콩과 고구마를 넣는 것? 그 외 다른 점이라면 추젓 대신 육젓을 썼다는 점이었다. 제자는 추젓과 육젓의 차이도 알지 못했지만 보통 김장할 때는 육젓을 쓰지 않는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내가 비싼 육젓을 추젓 대신 듬뿍 넣을 수 있었던 건 한 제자 덕분이다.
제자 어머니 남친, 아니 남사친이 젓갈 도매업을 하신대. 엄청 좋은 광천 토굴 육젓을 몇통이나 보내주셨어.
제자는 몇해 전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얼마 뒤 어머니가 첫사랑이었다는 초등학교 동창이 연락을 해왔다. 첫사랑이란 그렇게 오래도록 아련한 모양이다. 어머니는 어디까지나 친구라고 딱 잘라 선을 그었단다. 역시 혼자가 됐다는 그 동창에게는 첫사랑이 현재 진행 중인 건지, 그저 아련함으로 남은 건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자신이 담가 판매하는 온갖 종류의 젓갈로 첫사랑에게 선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 선물이 나에게까지 온 것이다. 내 설명을 들은 제자가 배를 잡고 웃었다.
쌤 밥상에는 김치 하나에도 서사가 있구나! 천상 소설가야.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둔 덕이다. 빨치산이었던 내 부모는 모든 복을 명(命)으로 받아 천수를 누렸고 누리는 중인데 암만해도 나는 모든 복을 사람으로 받은 것 같다. 어머니에게 온 육젓을 보낸 제자는 내가 특별히 해준 것도 없다. 대학에 입학해 처음 쓴 소설이 너무 좋았고, 잘 쓴다 칭찬했을 뿐이다. 선생으로 당연한 일이었다. 그 작은 관심과 칭찬을 거름 삼아 좋은 사람으로 잘살고 있다. 노상 내 덕이라 하지만 그 정도의 선의를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잊지 않을 수 있는 것도, 모두 제자 자신의 능력이고 성품이다.
두어 해 전, 제자 몇과 동해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여행이라기보다 내 강연이 있었는데 워낙 멀어 하루 자야 했고, 구례서 운전해 가기는 너무 먼 길이라 육젓 보낸 제자가 대신 운전을 해준 것이다. 어느 가게에서 삼숙이탕을 먹었는데 탕도 맛있었지만 밑반찬으로 나온 오징어젓갈이 너무 맛있었다. 원래 잘 먹지도 않던 젓갈을 주인을 졸라 조금 샀다. 제자는 그 작은 일을 지금도 잊지 않은 모양이었다. 얼마 전 놀러 온 제자가 오징어젓갈 한 통을 내밀었다. 제 식구와 어느 식당에 갔는데 오징어젓갈이 괜찮길래 사 왔다나.
나중에 동해 가면 그 집 거 사 올게요. 이것도 혹 입맛에 맞으실까 하고.
이미 제자는 동해 식당에 전화를 걸어 택배를 부탁했었단다. 장사 잘되는 집답게 택배는 하지 않는다고 하여 포기했다가 비슷한 맛을 발견하고 사 온 것이다. 이런 선물은 입맛이고 뭐고 없다. 그냥 맛있어야 하는 거다. 실제로 맛있기도 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한 통을 다 먹어 치웠는데 마음이라는 최고의 엠에스지 덕분이었을 게다. 이런 아이가 내 제자라니, 다 내 복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집 김장김치에는 온갖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고창 농부가 보내준 고춧가루, 제자의 육젓, <아버지의 해방일지> 속 떡집 언니의 모델인 엄마 친구 딸이 담근 멸치액젓, 역시 소설 속 ‘짝은 상욱이’의 모델인 곡성 농부가 농사지은 찹쌀, 친한 선배의 오빠가 직접 기른 양파, 선배의 사촌 언니가 농사지어 절여준 배추, 친한 구례 농부가 직접 잡은 토하에 이르기까지, 여러 친구의 정성스러운 마음의 결과물이 우리 집 김장김치다.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다! 음, 내가 직접 키운 무와 생강도 한몫했다.
서울 살 때 나는 밥상의 가치를 알지 못했다. 마지못해 한 끼 대충 때웠다. 밥이 자동차 굴러가게 하는 휘발유나 되는 양. 시골 와 살아보니 알겠다. 정성어린 마음으로 차린 밥이 몸과 맘을 살찌운다. 사람은 그런 밥을 먹어야 몸도 맘도 건강하다. 밥을 무시하는 사람이 어찌 제 몸과 삶을 존중할 수 있으랴. 내 밥상은 오늘도 좋은 사람들 덕분에 알차고 맛나다.
서울시가 폭염 대책으로 구청 청사에 마련한 ‘무더위 쉼터’를 24시간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구청을 상대로 운영 상황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1일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데 이어 동남·서남권에 폭염경보가 발효되자 “냉방시설 이용이 어려운 시민이 안전하게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24개 자치구 청사를 활용한 무더위 대피 공간을 폭염특보 기간 24시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시는 “무더위 대피 공간은 시민들이 쉽게 알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청사를 활용해 폭염 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라고 했다.
그러나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4일 새벽 24개 구청을 확인한 결과, 무더위 쉼터 이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구청은 1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3개 구청들은 “전달받은 게 없다”, “주간에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2개 구청은 현장을 방문했고, 22개 구청은 당직실에 문의했다.
서울 기온이 30도를 웃돈 이날 오전 0시쯤 찾은 서울 A구청 출입구는 ‘무더위 쉼터’라고 쓰인 스티커가 붙었지만 불이 꺼지고 문이 닫혀 있었다. 문 앞에 붙은 번호로 전화를 걸자 직원은 “지침을 받지 못했고 담당자도 아니어서 모르겠다”며 “저희는 오후 9시까지만 (무더위 쉼터를) 운영한다”고 했다.
구청 직원들이 무더위 쉼터 운영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혼선이 발생했다. 오전 0시30분쯤 찾은 B구청도 문이 닫혀있어 전화를 걸자 직원은 “구청 입구 앞 실외 공간이 무더위 쉼터”라고 안내했다. 기자 신분을 밝히고 서울시 지침을 설명하자 “잘 몰랐는데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5분쯤 뒤 출입구로 나온 직원은 “확인해 보니 청사 내부 개방이 맞았다”며 ‘폭염특보 발효 시 24시간 개방’을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진 1층 로비로 안내했다. 직원은 “냉방 중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공기는 미지근했고 이용자는 없었다.
일부 구청 측은 통화에서 쉼터를 이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가 취재 사실을 밝히자 말을 바꾸기도 했다. C구청은 기자 신분을 밝히고 서울시 지침을 설명하자 다시 전화를 걸어와 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D구청 직원은 “‘폭염특보’ 시에만 운영하는데 지금은 ‘폭염주의보’ 상황이라 이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폭염주의보도 폭염특보 중 하나’라고 말하자 직원은 다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처럼 서울시의 무더위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더위 쉼터 24시간 개방은) 자치구들과도 사전 협의가 됐고, 지난 5월과 6월 부구청장들과 회의에서도 전달했다”며 “현장의 근무 직원들한테까지는 (지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다시 주지시키고 시민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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